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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가 품은 예술 영화 ⑩ – 《더 레버넌트》, 고통을 통과해 도달한 숭고의 미학 죽음을 지나 살아남은 자, 그가 본 세상은 무엇이었을까《더 레버넌트》는 복수의 영화처럼 보인다.하지만 진짜 이 영화가 말하는 건 복수가 아니라, 고통의 통과, 자연의 품, 인간성의 재탄생이다.인간은 자연 속에서 얼마나 나약하고, 또 얼마나 강인한가?이 영화는 그런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관객은 그 질문에 답하는 대신, 디카프리오가 견디는 고통을 직접 ‘겪도록’ 설계된 감각적 체험 속으로 밀어 넣어진다.줄거리: 죽음에서 되살아난 자의 여정1823년 북미 대륙. 가이드이자 사냥꾼인 휴 글래스는 사슴을 사냥하던 중 회색 곰에게 공격당하고 중태에 빠진다.그와 함께하던 탐험대는 그의 생존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그의 아들 호크와 동료 피츠제럴드, 브리저에게 죽음을 지켜보며 매장하라는 임무를 남긴다.그러나 피츠.. 2025. 11. 30.
오스카가 품은 예술 영화 ⑨ – 《Call Me by Your Name》, 감정이 계절을 닮은 순간 사랑은 언어로 설명되지 않는다, 감각으로 흐른다어떤 사랑은 설명되지 않는다.《Call Me by Your Name》은 ‘감정’을 중심에 둔 영화다. 이 감정은 대사로 드러나기보단, 눈빛, 숨소리, 햇살, 손끝의 망설임으로 전해진다.이탈리아 북부의 여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한 청년의 사랑 이야기는, 그 자체로 계절과 공간, 감정을 엮은 시(詩)와 같다.아카데미 각색상 수상작으로서 이 영화는 언어를 넘어서 감정을 시각적·청각적으로 전달하는 예술 영화의 정수다.줄거리: 이름을 바꾸는 일, 마음을 나누는 일1983년, 이탈리아의 한 작은 마을. 17살 엘리오는 여름을 가족의 별장에서 보내고 있다.엘리오의 아버지는 고전학자이며, 매년 연구를 도와줄 대학원생을 초청한다.그해 여름, 미국인 대학원생 올리버가 찾아온다.. 2025. 11. 30.
오스카가 품은 예술 영화 ⑧ – 《로마》, 기억과 현실 사이를 걷는 흑백의 시 일상이 얼마나 아름답고, 얼마나 거대한가기억은 늘 조용하다. 그리고 그 조용함 속에 담긴 감정은, 시간이 지나도 선명하게 남는다.《로마》는 거창한 서사가 없는 영화다. 하지만 그 어떤 대사보다 더 깊은 울림을 남긴다.이 작품은 멕시코시티 로마(Roma) 지역을 배경으로, 한 가정의 가사도우미인 클레오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삶의 조각들을 담담하게 그려낸다.알폰소 쿠아론은 이 영화를 통해 자신의 유년기 기억을 되짚으며, 삶의 가장 평범한 순간들이 어떻게 예술이 될 수 있는지를 증명한다.그리고 그 과정은, 관객으로 하여금 ‘기억’이라는 감정적 구조물 안으로 천천히 들어오게 만든다.줄거리: 클레오의 시선에서 바라본 삶의 결1970년대 멕시코. 중산층 가정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하는 클레오는 아이들을 돌보고 집안일을 .. 2025. 11. 30.
오스카가 품은 예술 영화 ⑦ – 《블랙스완》, 자아와 예술의 경계에서 탄생한 광기 예술은 어디까지 나를 무너뜨릴 수 있는가?예술은 인간을 고양시키기도 하지만, 때론 한 존재를 파괴할 만큼 강렬한 집착으로 다가오기도 한다.《블랙스완》은 예술성과 완벽함을 향한 집착이 한 사람의 자아를 어디까지 분열시키고 붕괴시키는지를 적나라하게 묘사한 영화다.이 영화는 발레 ‘백조의 호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주인공 니나가 순수한 백조에서 파괴적인 블랙스완으로 변해가는 심리적 과정을 예술적으로 압축해낸다.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나탈리 포트만)을 수상하며, 예술성과 배우의 몰입도, 연출의 강렬함 모두를 인정받은 작품이다.줄거리: 완벽한 백조가 되기 위한 완벽한 몰락뉴욕 발레단에서 활동하는 니나 세이어스는 엄격한 어머니 밑에서 자란 순종적인 무용수다.새로운 시즌 공연 ‘백조의 호수’에서 주역으로.. 2025. 11. 30.
오스카가 품은 예술 영화 ⑥ – 《이터널 선샤인》, 기억을 지워도 남는 사랑의 잔상 사랑이 끝난 후, 우리는 무엇을 지우고 무엇을 남기는가기억을 지운다고 해서, 감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이터널 선샤인》은 이런 전제를 바탕으로, 사랑의 상처와 그 안에 남은 애정을 시적이고도 실험적으로 그려낸다.이 영화는 SF적 상상력과 감성적인 연출, 그리고 기억이라는 주제를 예술적으로 엮어내며, 현대 로맨스의 가장 혁신적이고 섬세한 해석으로 평가받는다.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감정과 시간, 그리고 상처를 마주하는 우리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만든다.줄거리: 기억 삭제 서비스, 그리고 다시 시작된 사랑조엘(짐 캐리 분)은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의 남자다. 어느 날 지하철에서 클레멘타인(케이트 윈슬렛 분)을 만나고, 그들의 사랑은 빠르게 타오른다. 그러나 성격도 가치관도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의.. 2025. 11. 29.
오스카가 품은 예술 영화 ⑤ – 《1917》, 전쟁의 시간을 한 호흡으로 그려내다 영화가 ‘시간’을 어떻게 그릴 수 있는가?영화는 본래 시간의 예술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영화는 시간을 잘게 자르고 편집하여 사건을 구성한다.그러나 샘 멘데스 감독의 《1917》은 이와 정반대의 방식을 택한다. 그는 전쟁이라는 극한의 환경 속에서 단 한 번의 컷 없이 이야기를 풀어가는 듯한 '원컷 영화'를 연출하며, 관객이 인물과 함께 숨 쉬고, 달리고, 두려워하게 만든다.《1917》은 제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지만, 그 안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단지 전쟁의 참상이 아니다. 이 영화는 시간과 생존, 인간의 결단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예술적 실험이자, **전쟁 속 인간성의 깊이를 조명한 영상 시(poetic cinema)**다.줄거리: “단 한 사람이라도 구할 수 있다면”영화의 시간은 1917년 4.. 2025. 1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