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41 감정으로 읽는 예술영화 - 희망: 《더 라이더》(The Rider, 2017) 쓰러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설 때 시작되는 감정의 미세한 움직임희망은 감정의 끝부분에서 나타나는 밝은 감정처럼 보이지만실제로는 절망과 상실을 통과한 뒤에야 비로소 만들어지는 감정이다.사람은 어떤 길이 막혔을 때그 길을 억지로 다시 열기보다다른 길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순간희망이라는 감정을 경험한다.《더 라이더》는 바로 이 감정의 미세한 움직임을가장 사실적이고 절제된 방식으로 기록한 영화다.이 영화는 꿈을 잃은 사람이다시 꿈을 꾸는 이야기가 아니다.대신 삶의 방향이 완전히 바뀌었을 때그 낯선 방향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희망은 환희가 아니라감정이 미묘하게 깨어나는 고요한 순간에 존재함을《더 라이더》는 조용히 증명한다.《더 라이더》가 보여주는 상실의 현실성과 희망의 출발점《더 라이더》의.. 2025. 12. 23. 감정으로 읽는 예술영화 - 용서: 《어톤먼트》(Atonement, 2007) 되돌릴 수 없는 시간 앞에서 감정이 선택하는 마지막 길사람은 실수를 한다.실수는 순간의 판단에서 시작되기도 하고,감정의 충돌에서 발생하기도 한다.그러나 어떤 실수는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그 실수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죄책감과 후회, 미련 같은 감정을 계속 호출한다.이 감정을 정리하려는 과정이 바로 ‘용서’다.《어톤먼트》는 용서를 가장 복잡한 형태로 탐구한 영화다.이 작품은 누군가를 용서하는 과정보다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하는 감정에 더 집중하며,관객에게 ‘용서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조용하지만 깊게 던진다.《어톤먼트》가 보여주는 용서의 시작, 죄책감《어톤먼트》의 중심에는 브리오니라는 소녀가 있다.브리오니는 어린 날의 오해로 인해언니 세실리아와 로비의 삶을 돌이킬 수 없게 만든다.이 사건 이후브리오니는 ‘잘.. 2025. 12. 22. 감정으로 읽는 예술영화 - 혼돈: 《멀홀랜드 드라이브》(Mulholland Drive, 2001) 현실과 환상이 섞일 때 드러나는 감정의 불확실성사람은 감정이 복잡해질 때 현실을 명확하게 보지 못한다.과거의 기억, 감정적 상처, 이루지 못한 욕망이 서로 충돌하면감정은 불분명해지고,현실은 흐려지고,내면은 방향을 잃는다.이때 발생하는 감정이 바로 혼돈이다.《멀홀랜드 드라이브》는 감정의 혼돈을 가장 정교하고 실험적으로 다룬 영화다.데이비드 린치 감독은 명확한 설명을 거의 하지 않으며,관객이 직접 감정의 흐름 속에서혼돈을 체험하도록 만든다.혼돈은 이해의 부재가 아니라감정의 층위가 너무 많아 정리되지 않을 때 나타나는 감정이며,이 영화는 그 과정을 인물의 시선과 꿈의 구조를 통해 끌어낸다. 《멀홀랜드 드라이브》가 보여주는 현실의 파편화《멀홀랜드 드라이브》는 처음부터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흐린다.베티와 리타라는.. 2025. 12. 22. 감정으로 읽는 예술영화 - 갈망: 《콜드 워》(Cold War, 2018) 닿을 수 없기에 더 깊어지는 감정의 방향사람은 원하는 것이 가까이 있을 때보다멀어져 있을 때 더 강한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그 감정은 단순한 욕구가 아니라내면 깊숙이 자리 잡은 결핍에서 비롯되며그 결핍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뚜렷해진다.《콜드 워》는 바로 이러한 갈망의 구조를가장 세밀하고 절제된 방식으로 표현한 영화다.갈망은 충족되지 않는 감정이기 때문에지속적으로 흔들리고 무너지고 다시 서는 과정을 반복한다.영화 속 인물들은 서로를 사랑하지만그 사랑이 삶의 방향과 현실에 부딪힐 때갈망은 더욱 강렬한 감정으로 변한다. 《콜드 워》가 보여주는 만남과 이별의 반복《콜드 워》의 중심에는 두 사람이 있다.줄라와 빅토르는 음악을 통해 처음 만나고그 순간부터 서로에게 강하게 끌린다.그러나 두 사람의 삶은 언제나 어긋나.. 2025. 12. 22. 감정으로 읽는 예술영화 - 평온: 《위스퍼 오브 더 하트》(Whisper of the Heart, 1995) 마음이 잠시 멈추는 순간에 찾아오는 고요한 감정의 울림사람은 끊임없이 움직인다.생각이 움직이고, 감정이 흔들리고,하루의 대부분을 판단과 선택으로 채운다.이 움직임이 반복되다 보면내면의 소리가 점점 들리지 않게 되고오히려 조용한 순간이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위스퍼 오브 더 하트》는이 ‘조용한 순간’을 되돌려주는 영화다.영화는 큰 사건이나 큰 갈등을 이야기하지 않는다.대신 감정이 천천히 정리되고,마음이 한 박자 쉬어가는 경험을 선물한다.평온이라는 감정은문제가 사라질 때가 아니라마음이 스스로의 리듬을 되찾을 때 오는 감정임을《위스퍼 오브 더 하트》는 부드럽게 보여준다.《위스퍼 오브 더 하트》가 담아낸 일상의 작은 흔들림《위스퍼 오브 더 하트》의 주인공인 시즈쿠는특별히 비극적인 일을 겪는 인물이 아니다.그.. 2025. 12. 21. 감정으로 읽는 예술영화 - 해방: 《올드 조이》(Old Joy, 2006) 감정을 붙잡는 대신 놓아줄 때 비로소 찾아오는 자유의 감각사람은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 끊임없이 감정을 조정한다.애정, 거리감, 미안함, 기대, 장벽 같은 여러 감정이 서로 얽히면서관계는 자연스럽게 변하고,그 과정에서 감정은 종종 무거운 짐처럼 느껴진다.《올드 조이》는 이렇게 복잡하게 뒤엉킨 감정을억지로 해결하거나 극적으로 터뜨리지 않는다.대신 ‘놓아주는 과정’이 어떤 정서적 변화를 일으키는지가장 조용하고 담담하게 기록한 영화다.해방은 감정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감정을 더 이상 밀어붙이지 않는 순간에 발생하는 감정이다.이 영화는 그 지점을 관객이 자연스럽게 발견하도록 만든다.《올드 조이》가 담아낸 오래된 관계의 미묘한 흔들림《올드 조이》는 두 남자의 짧은 여행을 따라간다.쿠르트와 마크는 한때 가까웠지만시간.. 2025. 12. 21. 이전 1 2 3 4 5 6 7 다음